'ㅁ')/ - 척하기2008. 3. 17. 22:21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다.
특별한 날도 그렇다고 운수가 좋은 날도 아니다.
단지 알보칠을 바른 날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글로만 보던
하지만 내심, 뭘 그리 아프다고 저리도 호들갑 이신지~ 풋! 이라고 생각하던 그 약을...

처음부터 바를 생각이 없었다.
평소에 혓바늘은 그냥 참으며 지내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혓바닦 앞의 가운데에 앞면부터 뒷면까지 띠로 이어지는 그리고 넓게 혓바늘 집단군 형성이 되면서 일주일간 아주 짜증나는 상황이었다. 밥맛은 물론 말하는 것도 거슬려서 인상만 쓰고 있었는데 우연하게 생각난 그 단어 알.보.칠.
함 발라볼까? 아프다는데? 뭐 아파봤자겠지...

저녁식사를 하고 약국에 들러서  알보칠 하나 달라고 하는데,
분명히 보았다. 약사 아저씨의 아주 짧고 옅은 웃음. 하지만 상당히 의미심장한 무엇인가를 담고 있는 그 웃음.
그때 알아차렸어야 하는 것을... 그때 나는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남의 경험, 좋은 정보긴 하지만 고통쪽으로는 경험하지 못한 정보는 없는 것과 마찬 가지다.

거울을 보고 면봉에 약을 담그고 거울안의 나와 눈이 마주쳐 피식 한번 웃고
그리고 나는 오늘을 기억하게 되었다.

턱이 아프게 입을 벌렸지만 아무소리도 나지 않는 비명
지하 암반수 터트린 듯하게 쏟아져 나오는 침줄기
의지와 상관 없이 눈가에 고였다 흐르는 한방울의 눈물
그리고 아내의 박장대소

오냐 나중에 자네도 입병나면 바로 민족의 특단 아니, 바로 알보칠 응징이다.
Posted by deneb